1. 야담
[김흥규, 132쪽] 야담에 자주 등장하는 문제들을 간추려 보면, 부(富)의 축적, 사람의 본능적 욕구, 세속적 이해관계, 낡은 신분질서의 붕괴, 주인-노비(奴婢) 사이의 갈등, 도덕과 사기꾼들, 시정인들의 생활상, 특이한 삶을 살아간 기인(奇人)·일사(逸士)들, 세태에 대한 풍자와 해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중세 사회 해체기에 있어서 다양한 현실 체험이 야담의 주요 관심사로 포용된 결과이다. 한문소설의 범주에서 주목되어 온 박지원의 <허생전>, <호질> 등과 이옥(李鈺), 김려 등의 전(傳)들도 이러한 야담류의 바탕에 힘입 바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덧붙여 둘 것은 야담이 조선 후기 문학의 역동성에 참획(계획에 참여함)하는 활력을 지녔다는 점은 분명하다 해도, 전반적으로 사대부적(혹은 중인적)인 인식의 제약이 충분히 극복되어 있지는 못하다는 사실이다. 야담들의 말미에 덧붙여져 있는 기록자의 평결(評決)이 유기적 윤리의식에 매인 예가 많다는 점은 놓아 두고라도, 민간의 기록·일사와 설화적 전승을 개작하는 과정에서 사대부적 지향이 내용 자체의 성격을 변질시킨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포함하여 야담의 다양한 모습과 특질 및 역사적 의의를 밝히기 위하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심층적 논의를 기다리는 과제로 남아 있다.
[통사3, 484쪽~] 야담은 문헌설화라고 할 수 있다. 구전을 바탕으로 하고, 다시 구전되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알려진 인물에 관한 일화가 적지 않았다. 하층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길고 복잡한 사건을 전개하는 작품군이 등장한 것이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그건 것들은 전설과 민담을 복합시키고, 유기적인 구성을 갖추었다. 새로운 세태, 신분제의 동요, 화폐경제의 발달 민중 기질의 고양 등으로 빚어진 자아와 세계의 대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작품들도 있어 소설의 영역에 들어섰다. 그 가운데 문장 표현까지 잘 가다듬은 명편은 한문단편소설이라고 일컬어지고 한문단편이라고 약칭된다. 야담의 성격이 그렇게 달라진 데서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문학의 유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김흥규 130쪽~] 이 분야에 대한 본격적 관심을 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한 <이조한문단편집(李朝漢文短篇集)>(이우성李佑成, 박염택朴焱澤)의 편자들이 제안한 <한문단편>이라는 용어는 이처럼 넓은 야담의 영역 가운데서 서사적 전형성이 비교적 높은 자료들을 가리키는 선별적 명칭이다. 한편 야담 중 상당수가 구전설화의 기록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문헌설화>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하나 모든 문헌설화가 다 야담이거나 모든 야담이 다 민간설화의 문헌정착이라 하기는 어렵다. 야담은 <계서야담(溪西野談)>의 서문이 간결하게 말해 주듯이 그 내용이 사실적이든 허구적이든 흥미롭다고 여겨지는 갖가지 견문을 기록한 것으로서(野談者 隨其見聞而記錄), 교술적인 것과 서사적인 것 사이의 배타적 귀속을 넘어서는 개방성·유동성을 띠고 있다.
2. 한문소설과 국문소설의 공통점과 차이점 (통사3, 496)
1)공통점: 설화를 받아들여 개작하면서 사회적인 의미가 강조된 대결구조를 만들어 냄
2)차이점
* 국문소설 : ①광범위한 독자의 공상적인 읽을거리로 발전하고 기존 윤리에 의한 지탄을 면하기 위해 충신, 효자, 열녀 이야기로 자처하면서 기반을 다짐.
② 중국을 무대로 설정해서 상층 가문에서 벌어지는 길게 늘어놓는 관습 마련함
③ 소설의 문체와 수법을 발전시키는 작업은 국문장편이 맡아서 하였다.
* 한문소설 : ①사실을 알리는 것이 존재 이유로 삼고
② 국내에서 실제로 있음직한 사건을 집약해서 다루는 작업을 더욱 수준 높게 발전시킴
③ 현실인식의 주제를 가다듬는 데서는 한문단편이 앞서 나갔다.
* 국문본과 한문본이 공존하는 한문소설은 국문소설과 같은 장편일 수 있었다.
* 국문본과 뒤섞이지 않고 문집이나 야담집에 수록되어 있는 한문소설은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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