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연작의 형식으로 발표한 단편소설들을 모아 1992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소설집.
「멀고 아름다운 동네」부터 「한계령」에 이르는 총 11편의 단편들이 연작의 형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살았던 부천시 원미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각각의 단편들의 중심인물 혹은 주변인물로 등장시키고 있다. 변두리 도시의 특성대로 드나드는 사람이 많고 머물러 있는 시기가 짧은 동네인 만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태도 등도 다양하다. 「마지막 땅」의 강만성 노인처럼 시가 몇 억짜리 땅을 농사를 짓기 위한 공간으로만 여기는 인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그에게 땅을 비싼 값에 팔 수 있다고 설득하는 고흥댁과 박씨, 그리고 강 노인의 아들이 진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동네 주민들도 존재한다.
이밖에도 원미동에는 강남부동산 박씨, 형제슈퍼 김반장, 행복사진관 엄씨, 원미지물포 주씨 등 다양한 인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하루하루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지만 가끔씩 그들의 조용한 일상을 흔드는 사건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사건들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소외를 더 증폭시키기도 하고 반면에 서로 감싸고 돕는 따뜻한 인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원미동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변함없는 일상에 대한 체념과 무반성적인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와 같은 사건들 속에서 혹은 현재보다는 더 순수했고 활력이 있었던 과거에 대한 회상들 속에서 사람들이 아직도 작지만 내일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품고 있음이 드러난다. 물론 원미동이라는 각박한 삶의 터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꿈을 소중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가 의식이 돋보이기도 한다.
(출처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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